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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희야 개요
영화 도희야 는 다음소희를 보고 난 후 정주리 감독의 작품세계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자 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2014년 5월 22일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이창동감독이 제작을 맞은 정주리의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었다. 칸에서 공식 스크리닝 이후 '주목할 만한 한국영화'로 화제가 되면서 백상예술대상, 스톡홀름영화제 등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다.
외딴 바닷가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든 섬마을, 비밀은 품은 14살 소녀 '도희'의 마을이 이영화의 무대이다. 빠져나갈 길 없는 그곳에서, 친엄마가 도망간 후 의붓아버지 용하와 할머니로부터 학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도희 앞에 또 다른 상처를 안고 마을 파출소장으로 좌천된 영남이 발령받아 내려오며 '도희야'는 시작된다.
미묘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 작품이며, 배우들도 이런 섬세한 감정 연기를 잘 표현하여 연기면에서도 호평받았다. 배두나는 이 영화로 아시안필름어워드 여우주연상(2015), 춘사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고, 김새론은 청룡영화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배두나, 김새론, 송새벽이 나란히 백상예술대상에 노미네이트 되어 뜻깊은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국 관객 10만을 조금 넘겨 큰 흥행은 하지 못했다. 아마 소수자에 대한 일상의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인해서 저조했지만 저예산 영화로 8억원의 수익을 올려 손익분기는 넘겼다. 그런데. 의외로 시각적으로 잔인한 장면은 없고 이런 스토리에서 보기 드문 해피 엔딩이라, 비슷한 영화 '한공주'나 '김복남'을 떠올리며 차마 못 봤던 사람들이 아까워했다는 후문이 있다. 참고로 배두나는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이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 노 개런티로 출연했다고 하며, 내용이 대중적이지 못할뿐더러 저예산 영화로 예산이 없어 배두나 같은 배우가 나오지 못하면 멀티플렉스에서 상영돼지 못할 가능성이 컸다고 한다.
출연진
이영남 (배두나扮)
전남여수경찰서 양사파출소장으로 계급은 경감으로, 모종의 이유로 시골 파출소장으로 부임한다.
선도희 (김새론扮)
의붓아버지 용하에게 학대받으며 학교에서도 왕따 처지에 있지만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는 중학생 소녀로 나온다.
박용하 (송새벽扮)
도희의 의붓아버지로 평소 거칠지만 의붓딸 도희를 제대로 학교에 보내는 등 최소한의 보호자 역할은 하고 있으나 술만 마시면 도희를 미친 듯이 학대한다. 마을의 유일한 젊은이로 노동력이 보족한 마을에 불법체류자들을 제공하는 등 마을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표현된다.
점순 (김진구 扮)
도희의 의붓할머니이며, 도희를 손녀로 생각하지 않고 용하만큼이나 못살게 군다.
엄춘호 (손종학 扮)
전남여수경찰서 양사파출소 반장으로 계급은 경사로 나온다.
김현석 (나종민 扮)
전남여수경찰서 양사파출소 순경.
권 의경 (공명 扮)
전남여수경찰서 양사파출소 의경.
최 사장 (김종구 扮)
형사계장 (박진우 扮)
전남여수경찰서 형사계장.
특별출연
은정 (장희진 扮)
영남의 옛 친구.
남경대 (문성근 扮)
전남여수경찰서장으로 계급은 총경이다. 영남을 여수로 내려보낸 장본인이다.
준호 (김민재 扮)
전남여수경찰서 소속 경찰로 영남의 선배.
감독의 말
주인의 총애를 받던 고양이가 새 고양이가 나타나자 그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다. 고양이는 주인의 사랑을 되찾고 싶다. 어느 날 출근하려던 주인이 놀라 소리를 지른다. 자기 구두 안에 죽은 쥐 한 마리가 놓여있던 것이다. 주인은 고양이를 의심한다. 이젠 자기를 안 좋아한다고 앙심을 품은 고양이가 해코지를 했다 생각하고 흠씬 두들겨 팬다. 다음날 출근하려던 주인은 신발을 신으려다 경악하며 자빠진다. 구두 안에 빨갛게 껍질이 벗겨진 쥐가 놓여있던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 주인처럼 생각한다. 못 되 먹고 욕심 많은 고양이가 끔찍한 방법으로 복수를 한 것이라고. 그러나 고양이는 주인의 사랑을 되찾으려 자기에겐 맛있는 식사인 쥐를 놓아둔 것이다. 이를 보고 화를 내자 이번엔 먹기 좋게 껍질을 벗겨서 갖다 놓은 것이다.
고양이에겐 처절한 화해의 메시지였던 셈이다.
타인과 한 번도 제대로 교감해 본 적이 없는 지독히 외로운 두 사람의 이야기인 <도희야>는 여기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와 통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잘 유지해 간다는 것의 한없는 어려움을 가장 극단에 놓인 두 여인을 통해 여실히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우리도 그 아픔에 공감하며 비로소 위로받기를 바란다.
줄거리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섬, 전라남도 금오도
전라남도 끝자락에 자리한 금오도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섬으로, ‘비렁길’은 절벽의 벼랑을 따라 조성된 숲길로 ‘벼랑길’의 사투리 표현으로, 에메랄드빛 다도해와 아찔한 기암절벽, 작지만 아름답고 정겨운 포구, 섬마을을 조망하며 걷는 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우리나라라고 믿기 힘든 낯선 이미지를 풍기는 신비한 분위기는 어딘가 비밀스러우면서도 비현실적인 공간을 그려내는 곳이다. 이 때문에 기댈 곳 없이 홀로 폭력에 노출되어, 외딴 바닷가마을에서 비밀을 간직한 채 살고 있는 소녀 ‘도희’의 집, 이곳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남은 시골 파출소장으로 좌천돼 온다. 소주 수십 병을 생수병에 옮겨 담아 마실 정도로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 우연히 비명을 듣고 찾아간 집에서 용하에게 이유 없이 맞고 있는 도희를 보게 된다. 그대로 파출소로 연행하지만 훈방 조치되고 마을에서 용하가 중요한 인물이라 마을 사람들은 도희가 학대당하고 있는 것을 모른 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영남은 부두에서 춤을 추며 즐거워하는 도희를 보며 바다로 뛰어내리는 줄 알고 오해했다. 그런 모습이 한편으로 밝은 모습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 밤, 도희가 지저분해진 모습으로 영남의 집을 찾아와 겁먹은 표정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던 할머니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린다. 영남은 혹시 도희가 어떻게 한 거냐고 묻지만 도희는 울먹이며 폭력을 피해 도망가다 오토바이로 잡으러 오던 할머니가 사고로 바다에 빠진 거라고 답한다. 영남은 무엇이 진실인지 반신반의하지만 정황상 도희의 말은 모두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학대받던 도희를 보다 못한 영남은 용하를 피해 당분간 도희를 자기가 맡겠다며 함께 살게 된다. 그리고 영남과 도희는 화목한 생활을 보내게 되면서 둘 사이는 점점 가까워진다. 하지만 영남은 도희를 대할 때 이따금씩 긴장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파출소에 영남의 옛 친구 은정(장희진)이 찾아온다.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데 은정은 영남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한다. 즉, 영남은 레즈비언이었고 그 사실이 알려지자 징계로 좌천되어 온 것. 도희를 보며 긴장하고 조심스럽게 대하던 것도 자신의 감정을 숨기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술이 아니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의 알코올중독자가 된 것도 이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호주로 같이 떠나자는 은정의 제안을 영남은 거절하고 사소한 말다툼을 하다 무심결에 키스를 하게 된다. 문제는 이 장면을 용하가 보게 된 것이다. 은정은 영남의 거절로 혼자 떠나게 되고 집으로 돌아온 영남은 만취 상태로 벽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하는 도희를 보고 당황해한다.. 그리고 영남은 도희를 진정시켜 재운다.
외국인 노동자 한 명이 집에 보내달라며 날뛰는 사건이 벌어지자 영남은 용하가 불법체류자들을 부려 먹으며 노동력을 갈취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도망가려던 불법 체류자 한 명을 죽도록 때리는 용하를 보게 되고 두 명 모두 체포한다.
하지만 용하는 혼자 당할 수 없다며 영남을 아동 성추행범으로 고발한다. 영남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성관계를 목적으로 도희와 필요 이상으로 가까이 지냈다고 생각한 것. 영남은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하지만(이 취조씬에서 영남은 멘털이 거의 한계까지 털리지만 끝끝내 본인의 존엄을 지켜내는데, 이동진은 이 장면을 이 영화의 두 번째 명장면으로 꼽았다.) 도희는 어쩐 일인지 영남에게 불리한 거짓 진술을 하고, 이 때문에 영남은 유치장에 구금당한다.
그리고 도희와 용하는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데, 용하에게 술상을 차려준 도희는 처음으로 용하에게 욕을 하고 얻어맞지만 쓰러진 뒤에 모호한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술에 취해 깊이 잠든 용하 옆에 도희는 알몸이 되어 눕고 권 의경에게 전화를 걸어둔 상태로 용하의 셔츠 단추와 바지 지퍼를 연 뒤에 성기를 어루만지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용하에게 성폭행당하는 것처럼 수화기 너머로 소리를 전달한다. 전화 내용을 들은 경찰들이 용하의 집으로 들이닥쳐 용하를 아동 성폭행범으로 즉시 구속한다.
이 사건 이후 도희는 진술에서 지금까지 용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으며 지난번 영남이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진술은 용하가 시킨 것이라 한다. 그리고 영남은 이 진술로 풀려나게 된다.
이 영화는 우리의 고정관념과 우리가 보고 싶은 걸 믿는 선택적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현상의 원인이나 동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평가하다 보니 오해와 분쟁이 생기게 되는 현실을 이야기하고 우리에게 그 결과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